시무외여원인 - 부처 손 모양의 의미

2020. 2. 16. 14:42잡학다식

블로그를 재시작하며 첫 포스팅은 어떤 것으로 할까 하다가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큰 흥미를 느꼈던 시무외여원인에 대해 작성해보려고 한다.

 

시무외여원인(施無畏與願印)

부처의 손의 모양인 수인(手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지권인, 법계정인(선정인), 미타정인, 항마촉지인, 전법륜인(설법인), 시무외인, 여원인, 통인(시무외여원인), 합장인..

이중 시무외여원인이 만들어진 이야기가 꽤나 재미있다.

 

시무외여원인이란 시무외인과 여원인을 같이 취하는 것(이를 합쳐 통인이라 함)으로 각각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무외인 : 施(베풀 시) 無(없을 무) 畏(두려울할 외), 두려워 하지 말라

여원인 : 與(줄 여) 願(원할 원), 원하는 것을 주겠다

 

시무외여원인을 취하고 있는 불상은 삼국시대 때 많이 만들어졌다.

문화재청에서 검색가능한 불상이미지로 좌측 부터 다음과 같이 검색가능하다.

고구려의 국보 제119호 금동연가7년명여래입상 (金銅延嘉七年銘如來立像)

백제의 국보 제84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瑞山 龍賢里 磨崖如來三尊像)

신라의 보물 제63호 경주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慶州 拜洞 石造如來三尊立像)

좌측부터 고구려의 금동연가7년명여래입상, 백제의 마애여래삼존상, 신라의 석조여래삼존입상

출처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http://www.heritage.go.k

 

각 불상의 손모양을 보면 시무외인과 여원인을 볼 수 있는데

시무외인은 오른손바닥을 손가락이 위로 가도록, 여원인은 왼손바닥을 손가락이 아래로 가도록 표현한다.

 


시무외여원인이 만들어진 시원으로는 대표적으로 석가모니(븟다)의 살해 사건이다.

부처의 사촌동생이자 제자였던 데바닷타(제바달다)가 승려의 단체인 승단을 물려줄 것을 요청한다.

부처가 이를 거절하자 제바달다는 앙심을 품고 코끼리를 술에 취하게 하여 부처에게 돌진시킨다.

이때 두려워하는 제자들을 뒤로하고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말하며 오른손을 들자 코끼리가 술에 깨며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불소행찬,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파승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여원인의 경우 그 시원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중생들에게 어떤 것이든 내어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를 보며 종교에 얽힌 이야기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 역시 유다의 배신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만 죽음에서 돌아와 결국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준다.

어느 종교나 가르침은 있고 이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것을 결국 자기자신이 아닐까..

 

삼국시대 후기에 시무외여원인을 취하고 있는 불상이 많았던 이유는 뭘까

아마도 혼란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두려움과 극복하고자 하는 염원이 부처의 모습을 빌려 불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싶다.

 

시무외여원인, 두려워 하지 말라 내가 너의 모든 것을 들어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