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목현상과 유령체증 - 차량정체, 고속도로정체가 일어나는 이유

2019. 6. 2. 21:46잡학다식

운전을 하다보면 "평소에 여기는 막히는 곳이 아닌데 왜 이렇게 막히지?" 하는 순간이 생긴다.

차량정체, 왜 생기는 걸까

 

그 이유는 "병목현상"과 "유령체증"에 있다.

병목현상 (bottleneck, 甁─現象) 

컴퓨터에서는 시스템의 가용자원 중 부하가 많이 걸려 전체적인 시스템 성능에 부하를 주는 현상을 말하는데,

넓은 길이 갑자기 좁아지므로 인해 일어나는 교통체증현상을 의미한다.

이것이 병목현상이다.

출처 : https://www.mk.co.kr/news/photo/view/2016/09/650540/

즉, 고속도로 출구, 분기점 등 갑자기 도로가 좁아지는 곳에 차가 몰려 뒤에서 부터 밀리는 것이다.

 

유령체증 (phantom traffic jam, 幽靈滯症)

교통체증은 병목현상이 나타나는 지점이 없더라도 유령체증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유령체증이란 말 그대로 유령처럼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교통체증을 의미한다.

도로에 10대의 차량이 100km/h의 속력으로 100m 간격으로 줄지어 달리는 중이라 가정해보도록 하겠다.

※ 자동차의 정지거리인 제동거리와 공주거리는 감안하지 않는다.

100km/h의 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차량은 거리=시간*속력의 계산에 따라 1초에 약 27.8m를 움직이게 된다.

이는 100km/h의 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차량은 1초마다 약 30m의 거리 차이가 벌어짐을 의미한다.

그럼, 선두차량이 갑자기 1초간 속력을 줄였다고 생각해보자.

유령정체의 도식화

브레이크를 밟아 속력을 줄이는 데는 1초가 걸렸고 두 번째 차량과의 간격이 27.8m만큼 줄어들었다.

두 번째 차량은 선두차량이 속력을 줄이는 것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아 2초간 속력을 줄이는데 사용했다.

세 번째 차량과의 간격이 55.6m만큼 줄어들었다.

세 번째 차량은 3초간 속력을 줄였고, 네 번째 차량과의 간격이 83.4m만큼 줄어들었다.

네 번째 차량은 4초간 속력을 줄였고 다섯 번째 차량은 111.m만큼 간격이 줄어야하지만,

-라는 것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므로 결국 차량을 멈추어야하게 된다.

유령정체의 이유

다섯 번째 차량부터는 차량이 정지된 상태에서 재 출발해야하며, 위의 반대 상황이 그대로 뒤에 붙어야한다.

마지막 차량은 결국 원인도 알지 못한 채 다시 앞 차량들의 거리가 다시 유지 될 때 까지 정차하게 된다.

 

2008년 일본 나고야 대학의 스기야마 유키 교수는 이러한 유령체증을 재현하여 논문을 발표한다.

Yuki Sugiyama - Traffic jams without bottlenecks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1088/1367-2630/10/3/033001/meta

 

Traffic jams without bottlenecks—experimental evidence for the physical mechanism of the formation of a jam - IOPscience

A traffic jam on a highway is a very familiar phenomenon. From the physical viewpoint, the system of vehicular flow is a non-equilibrium system of interacting particles (vehicles). The collective effect of the many-particle system induces the instability o

iopscience.iop.org

일본의 나고야대학 연구진들은 나카니혼자동차단기대학에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한다.

캠퍼스내 원형의 도로에서 22대의 차량을 30km/h의 속력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 후 운행을 시작했다.

불과 몇분 뒤 한 차량에서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하고, 위에서 설명한 유령정체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유령체증 발생실험

영상의 14초 쯤 흰색 차량이 어떤 이유에 의해서인지 속력을 줄이고 유령정체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는 영상이 끝날 때 까지 풀리지 않는다.

 

스키야마 박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When a large number of vehicles, beyond the road capacity, are successively injected into the road, the density exceeds the critical value and the free flow state becomes unstable.

도로 용량을 넘어 주입되는 차량의 수가 많을 때, 밀도(차량)가 임계값(도로의 자동차 수용량)을 넘어서고 자연스러운 흐름이 불안정 해진다.

Neither an apparent obstacle nor a bottleneck is needed for the formation of a jam. However, it is commonly believed that a bottleneck causes a traffic jam. 

교통체증 현상에는 명확한 장애물이나 병목현상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병목현상은 교통체증의 원인이다.

즉, 교통체증은 일반적으로 병목현상에 의해 나타나지만 도로가 수용할 수 있는 차량의 수가 많아질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유령체증의 다른 원인으로는 도로의 구조적인 문제와 사람의 행동 문제를 들 수 있는데

교차로, 신호등, 차선변경, 불법주차, 사고처리, 출퇴근 시간 등이 있다.

이러한 상황 역시 "도로의 수용력"에 포함 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스키야마 박사의 결론에 도달한다.